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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광길
  민주정치와 집단지성
  

             민주정치와 집단지성

   우리의 국회가 시끄러운 까닭은 현재의 입법 제도에 여론을 수렴하여 반영하는 장치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여론'은 '입법, 행정, 사법'과 더불어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구성하는 기본 4힘 중의 하나이지만, 선거 때만 작용하고 일상에서는 소리만 요란할 뿐, 입법 과정에 참여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는 것입니다.

   '입법, 행정, 사법'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능률과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여론을 수렴하여 반영하기 위하여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하는 제도는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발전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집단지성은 집단을 이룬 다수의 개체들이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공존하며 대립 경쟁과 상생 협력의 관계를 통하여 얻어진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집단 능력이라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l

   문제는 집단지성이 언제나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문제의 해결책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의견 대립으로 시간과 힘을 허비하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을 경우, 전문가들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을 집단 지성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고, 결정된 해결책은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데, 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럴 경우에는, "중지를 모은다."라는 말이 있듯이, 일반 시민들이 상호 '독립, 공존, 대립,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며 전문가들의 대립되는 의견들을 듣고 토론한 뒤에 비밀투표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해결책으로 결정하는 것이,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중지를 모아 민주적으로 집단지성을 이루어 활용하게 되므로, 최선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집단 지성을 입법 과정에 활용할 경우 포퓰리즘이 성행할 우려가 있지만, 포퓰리즘과 집단 지성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포퓰리즘은 의회를 지배하는 정당이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 유리하고 선심성이 강한 정책을 입안하여 일방적으로 실행하므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어 비민주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집단 지성은 무작위로 추첨하여 선출된 다수의 일반 시민들이 각 정당들의 정책들을 충분히 듣고 비교 검토하여 그 중의 하나를 비밀투표로 결정하여 실행하므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 민주적인 방식입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하나의 좋은 예가 국민참여재판제도이므로, 이것을 확대하여 국민참여입법제도와 국민참여행정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은 표면적으로는 유죄냐 무죄냐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와 무죄를 무장하는 변호사란 두 전문가의 의견 중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심원들의 결정은 전문가의 주장을 따른 것이므로, 선택이 뒷날 잘못으로 입증되어도 그것을 주장한 전문가에게 1차 책임이 있습니다. 더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판사는 배심원들의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되는 것이 아니므로 배심원들의 비전문성이 문제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판사는 배심원들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되므로, 배심원들의 결정은 재판의 공정성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민참여입법제도는 국회에서 여야가 충돌하며 법안의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경우, 다수당은 투표로 자신들의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중지를 모으기 위하여, 소수당이 국민참여입법을 제안하면, 입법배심원을 선출하여 투표에 참여시키는 제도입니다.
 
   입법배심원들은 사법배심원과 같이 일정 자격이 있는 유권자들 중에서 나이, 성별, 지역 등을 참작하여 무작위로 추첨하여 선출되어야 할 것입니다.

   입법배심원들이 모든 결정권을 갖게 되면 다수당의 존재가 부정되므로, 신구화합차원에서 입법배심원의 수는 국회의원 정원과 같게 하고, 입법배심원들과 국회의원들이 함께 투표하여 다수 표를 얻은 안건을 법안으로 채택하는 것이 민주적입니다.  

   그 결과로 다수당의 안건이 소수당의 안건에 밀릴 수도 있고, 포퓰리즘이 안건에 깊이 반영될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법배심원들과 국회의원들이 함께 투표하여 하나의 안건을 선택하므로, 각 당은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용하여 최고의 안을 제출하게 됩니다. 따라서 국민참여입법제도는 현재의 제도보다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집단 지성을 이루어 입법에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국민참여행정제도는 무작위로 추첨하여 선출된 행정배심원들이 행정이 주관하는 감독 업무에 참여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지를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무작위로 추첨하여 선출된 행정배심원들이 모여서 그날 감독할 일과 장소를 무작위로 비밀리에 선택하고, 그 곳에 행정담당자들과 같이 예고 없이 가서 어떻게 하고 있는 지를 감독하는 것입니다.

   이 제도는 감독하여 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고 감독이 항시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인쇄하기] 2011-11-11 2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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